05/12/2023
[리뷰] TOP GROUP 〈BARCODE〉
유물론적 관점으로 본 세계상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기가 직접 만든 사물은 상품이 아니다. 또 남에게 공짜로 주기 위해 만든 사물 또한 상품이 아니다. 어떤 사물이 상품이 되는 것이 자기가 갖고 있는 성질이나 본질에 근거하거나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른바 하나의 사물은 사고파는 관계 속에서만 상품이 된다. “쌀은 쌀이다, 특정한 조건 아래서만 그것은 상품이 된다.” 요컨대 사물에 바코드(bar code)가 찍혀 자본주의적 생산과 유통, 소비 관계 안으로 들어감으로써만 상품이 된다. 그리고 이 관계 안에서 탐욕과 소유욕, 소비 욕구 등 인간의 온갖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대상이 되는 상품은 물신주의를 낳고, 그것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사람들마저 소외시킨다. 2023 MODAFE(국제현대무용제) Collection 무대에 오른 TOP GROUP의 〈BARCODE(바코드)〉(10월 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는 자본주의적 상품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불상사와 노동 소외, 착취 등과 소비사회에 만연해 있는 상품 물신주의를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명징하게 주제화한 공연이었다.
최찬열_춤비평가
202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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