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0/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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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삶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공유합니다.
대안연구공동체에서 진행하는 대담/강좌입니다
댓글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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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숭실대 베어드교양대학 교수인 동양철학자 김시천 선생님이 제게 전화했습니다. 자유/독립연구자인 박성관 선생님의 삶과 학문을 소재로 대담 강좌를 진행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담의 목적은 단순히 강좌 하나를 개설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할 수 있으면 영상물을 만들고, 이를 글로 잘 정리해서 박 선생님의 삶과 학문을 책으로 만드는 것까지 포함했습니다.
이제 50대 중반을 넘기고 있는 젊은 학자의 공부와 삶을 주제로 강좌를 열고 이를 책과 영상 등 기록물로 만든다? 잘 모르는 분들은 의아할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박성관 선생님과 함께 공부해 본 분이거나 그를 잘 아는 분이면 어렵잖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뒤 4~5년 직장에 다니다 그만두고 긴 세월 동안 자유/독립연구자의 길을 걸어온 그의 삶과 지적 여정은, 적어도 공부를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직장을 그만둔 뒤 연구자의 삶을 시작하며 그는 전공을 정해 학위를 받는, 학자들에게 정해진 길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추측컨대 학문 간의 칸막이나 방법 등에 갇히거나 얽매지지 않기 위해서였겠지요. 대신 그는 철학, 역사, 문학, 과학, 일본어, 프랑스어 등을 널리 공부하며 책을 쓰거나 번역하고 강의를 이어왔습니다. 전공을 정하지 않았음에도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하기 위해, 이를테면 다윈 한 권을 읽기 위해 영어판과 일본어판을 두루 정독하며 몇 년씩 파고드는 그의 공부법은 제도권 학자들에게 가능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의 공부는 넓으면서도 깊이가 있었습니다. 대안연서 그의 강의를 즐겨듣는 분들의 태반은 대학교수, 박사를 포함한 연구자였습니다. 그가 쓰거나 번역한 책은 정교하고 엄밀하면서도 술술 읽혔습니다. 이를테면 은 900쪽이 넘는 벽돌 책으로 어떤 학자의 학술서보다 전문적이면서도 잘 읽히는 책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와 세미나를 함께 한 학자들은 그의 학문적인 역량 못지않게 앎과 삶이 하나인 채 살아가는 그를 좋아하고 존경했습니다.
저는 김시천 선생님이 이야기를 끝내기도 전에, 강좌 계획에 공감하고 동의했지요. 그러면서도 걱정이 없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이 자신의 삶과 학문을 소재로 하는 대담에 동의할지가 불확실했거든요. 전화를 나눈 뒤 한동안 소식이 없었으나 묻지도, 재촉하지도 못한 채 여러 날이 지났지요. 그러던 중 지난주 목요일 오후... 박성관 선생님을 만난 김시천 선생님이 밝은 얼굴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박성관 선생님이 대담 강좌를 흔쾌히 받아들인 소식을 제게 전하더군요. 이에 앞서 김시천 선생님은 박 선생님을 아는 몇몇 지인들에게 이 계획을 알렸다고 했는데요, 모두가 의미있는 일이라며 선생님을 응원했다고 합니다 .
공부란 무엇일까요? 또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어떻게 살며,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요? 자유/독립연구자 박성관 선생님의 삶과 공부를 주제로 여는 대담 강좌에 여러분을 모십니다. 이 강좌는 기획 겸 진행-사회를 맡은 김시천 선생님이 묻고 박성관 선생님이 답하는 대담으로 진행합니다. 또한 주제에 따라 미학자인 김남시 이화여대 교수, 미술가인 임민욱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그리고 젊은 신진 기예이자 과학철학자인 김충한 선생님이 게스트로 함께 대담에 참여합니다.
이 대담의 중요한 이정표는 박성관 선생님이 낸 여러 저서와 번역서들이라고 합니다. 그의 삶과 지적인 여정의 핵심이 담겨있는 책들이지요. 이 과정에서 박성관 선생님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는 과 그리고 에 관한 이야기를 깊이 나눌 예정이라고 합니다. 은 ‘에피쿠로스의 정원’에서 개념을 유추할 수 있으나 은 무엇이며 (무협지에서나 볼 수 있는) 는 또 무엇일까요?
이 대담의 목적은 아직도 갈 길이 먼 박성관이라는 연구자를 영웅시하거나 이야깃거리로 소비하는 것에 있지 않습니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면서도 공부를 이어 온 그의 삶과 공부를 응원하고 참고하며 우리의 삶과 공부를 돌아보는 것에 있습니다. 이 강좌는 박성관 선생님(과 대담자들)이 삶과 공부를 이야기하는 자리지만 결국은 강좌에 참여하는 분들이 자신의 삶과 공부를 생각하며, 성찰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삶, 특히 공부하는 삶에 관심 있는 분이면 누구든 오십시오. 함께 하시지요.
❏ 진행(사회) : 김시천 / 이야기(강사) : 박성관 / 게스트 : 김남시, 임민욱 등
❏ 일시 : 10월 16일부터 격주 월요일 저녁 7:30 ~ 9:30 (8회)
❏ 장소
- 대면 : 대안연구공동체
- 비대면 : 줌을 통한 온라인
❏ 구성
1강 (10/16) 공부란 무엇인가? (대학시절 ~ 첫 책 출간까지)
2강 (10/30) 공부는 어떻게 하는가? (박성관의 학문 편력기)
3강 (11/13) 삶과 사색 (1) 작업장
4강 (11/27) 공동체와 사색 (2) 친구들, 정원
5강 (12/11)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천하와 강호
6강 ( 1/ 8) 인문학의 바다 : 게스트 – 김남시(미학자)
7강 ( 1/22) 검은 말 - 타는 물 :게스트 – 임민욱(미술가)
8강 ( 2/ 5) 인간 소멸 이후의 과학 : 게스트 -김충한 (과학철학자)
❏ 참여비 : 24만원
- 학생 등 경제 사정이 어려워 이 참여비를 내기 어려운 분은 16만원을 내셔도 됩니다.
❏ 박성관 선생님은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한 뒤 4~5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30여년 가까이 독립/자유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동안 철학, 역사, 문학, 과학, 일본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글을 쓰고 강의를 해 왔습니다. 대안연에서 세미나, 등 여러 강좌를 진행하며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에서 강의했습니다. 쓴 책으로 『종의 기원, 생명의 다양성과 인간 소멸의 자연학』, 『종의 기원, 모든 생물의 자유를 선언하다』, 『다윈에게 직접 듣는 종의 기원 이야기』, 『아인슈타인과 광속 미스터리 - 과학사로 쉽게 이해하는 특수 상대성 이론』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굿바이 다윈?』 『표상 공간의 근대』 『중동태의 세계』 『장소의 운명』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등이 있습니다.
❏ 김시천 선생님은
동양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상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를 거쳐 숭실대 베어드교양대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인문학 전문 팟캐스트 〈학자들의 수다〉를 제작, 진행해 왔고, 2020년부터는 유튜브에서 새로운 인문학을 소개하는 방송 〈휴프렌즈〉와, 인간과 동물이 함께 사는 지혜를 모색하는 방송 〈휴애니프렌즈〉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쓰고 옮긴 책으로, 『철학에서 이야기로』, 『이기주의를 위한 변명』, 『노자의 칼 장자의 방패』, 『논어, 학자들의 수다 : 사람을 읽다』, 『무하유지향에서 들려오는 메아리, 장자』, 『죽은 철학자의 살아 있는 위로』(공저),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공역), 『펑유란 자서전』(공역) 등이 있습니다.
❏ 김남시 선생님은
서울대학교 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 문화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예술학 전공에서 문화이론/미학 담당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광기, 예술, 글쓰기』 『프리드리히 키틀러』 『본다는 것』 『보여진다는 것』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권력이란 무엇인가』 『발터 벤야민의 모스크바 일기』 『뱀 의식: 북아메리카 푸에블로 인디언 구역의 이미지들』 『새로움에 대하여』 『한 신경병자의 회상록』 『축음기, 영화, 타자기』(공역) 『현대 독일 미학』(공역) 등이 있습니다.
❏ 임민욱 선생님은
퍼포먼스를 기반으로 하는 영상 설치와 오브제 조각, 평면 작업 등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입니다. 공동체와 기억의 문제, 장소와 존재의 관계를 탐구하면서 근대성과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으로 은폐되었던 장소에 대한 사유를 통해 이분법적 사고와 위기에 놓인 관계들을 미완의 구조로 돌파하는 형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주요 개인전으로 ≪만일의 약속≫(삼성 미술관 플라토), ≪United Paradox≫ (독일 프랑크푸르트 포르티쿠스 미술관), ≪Heat of Shadow≫(미국 미니애폴리스 워커아트센터), ≪점프 컷≫(아트선재센터) 등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 김충한 선생님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했으며 현재는 박사과정에서 AI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학교를 다니다가 우연히 [수유너머]라는 곳에서 들뢰즈의 철학을 접하게 되었고, 자연학(physics)의 관점에서 들뢰즈의 철학(meta-physics)을 탐구하고 있기도 합니다.
❏ 참여방법
1. 참여비를 입금(우리은행 1005-204-445780 김종락/대안연구공동체)합니다.
입금할 때는 성명과 과목을 적어주십시오.(예 : 홍길동 중국철학사)
2. [email protected] 으로 참여반 이름, 성명, 휴대폰 번호, 이메일 주소를 보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