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1/2025
이영지 작가의 작품 속 강인하면서도 유약한 분위기를 풍기는 나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속닥속닥 흥미로운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이영지 작가는 나무와 새를 그리며 대중에게 행복의 소중함을 전달한다.
“나무를 처음 그리게 된 계기는 단순했어요. 저에게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당시 작업실에 가만히 앉아서 아무 생각 없이 종이에 작은 이파리를 하나씩 그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종이를 보니 작은 이파리들이 모여 하나의 나무가 되어 있더라고요. 제가 그린 점들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면을 이루고, 면이 공간으로 확장되며 작품 공간이 마침내 작은 소우주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무 자체가 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나뭇가지를 보시면 굉장히 얇은 것을 알 수 있어요. 저 이파리들을 모두 받기치 위해서는 가늘어 보이는 가지도 단단해야만 해요. 내면이 단단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순간들을 저처럼 이 나무도 겪어왔겠죠.”
이영지 작가의 작품은 우리나라의 전통 재료인 장지와 분채가 만들어내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자연스러운 미색을 입은 화폭 위에는 작가의 분신과도 같은 푸르른 나무가 서 있으며 하얀 새들이 그 주위를 날아다니고 있다. 그는 자연적인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순수하고 편안한 행복을 선물한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행복을 전하는 그림을 그리고, 즐거워하는 관객을 보며 행복을 얻는 이영지 작가의 모습은 우리의 삶에서 진정 중요한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그의 손길을 통해 살아 숨쉬는 나무와 새들이 앞으로 들려줄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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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nArt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