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썰] 김용현, 장세동 아니라 X맨이었다
뻔한 사실을 억지로 감추려다 보니, 자꾸 엇박자가 납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왜 저를 체포하려고 했느냐”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질문에 “그랬다면 ‘국회와 정당 등 정치활동 금지’를 명시한 계엄포고령 위반이니 체포하려 했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죠. 김 전 장관이 체포 지시를 계속 부인하는 한, 한 대표 체포 지시도 윤 대통령이 직접 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쯤 되면 김 전 장관은 ‘전두환의 장세동’ 같은 예스맨이 아니라 실은 ‘윤석열의 엑스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보여줘야 한다.”
대통령 윤석열이 지난 2022년 11월29일 국무회의에서 한 발언입니다.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을 취재하기 위해 아파트 현관 앞에 찾아간 유튜브 매체 ‘더탐사’를 겨냥한 발언이었습니다. 한 장관은 이들을 주거침입으로 고발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강진구 당시 더탐사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두 차례나 기각됐습니다. 애초 대통령이 나설 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보여줘야 한다’며 핏대를 세웠습니다. ‘법 집행’이란 말 앞에 모두 주눅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윤석열은 내란을 저질렀습니다. 국회의사당을 침탈했습니다. 총 든 군인들을 동원했습니다. 주거침입과는 비교 불가능한 중대 범죄를 저질러놓고 정작 자신은 법 집행을 피해 숨어 있습니다. 여전히 법 위에 살고자 합니다. 이제 법을 지키지 않으면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윤석열 자신이 한 말대로, 제대로 보여줄 차례입니다.
검찰은 없었습니다. 눈치만 보다가, 또는 계엄에 협력하려다가, 뒤늦게 ‘법과 원칙’ 운운하며 수사에 나서는 검찰의 모습은 우리나라 검찰의 역사와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검찰은 두차례나 내란죄 수사를 외면하거나 덮어버린 과오가 있는 집단입니다. 더구나 이번 내란의 주범인 대통령 윤석열을 배출하고 한몸처럼 협력해온 집단입니다. 검찰이 이번에도 내란죄 수사를 맡겠다고 나서는 현실은 기괴합니다. 세번째 내란 수사에서도 흑역사가 반복될 조짐이 보입니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윤석열: 아 좀 실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누구를 딱 찍어놓고 그 사람 주변을 1년 열두달 계속 다 뒤지고 뒤져갖고 찾는다고 그러면 그거는 정치보복이죠. (2021년 10월 18일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내부 경선)
윤 대통령 말마따나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는다고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몇 년 동안 재판을 받으면서 인생이 결딴납니다. 그런 재판을 이재명 대표는 한 개도 아니고 다섯개나 받고 있습니다. 인생이 다섯번이나 결딴나는 경험을 치르고 있는 겁니다. 더구나 이 중 하나라도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오면 차기 대선에 출마도 못 합니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식으로 야당 지도자에게 테러에 가까운 사법 공격을 가한 사례는 없습니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일입니까? 이게 지금 우리나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현주소입니다.
4대 의혹 총정리, 대통령 거짓말 탄로나고 검찰은 조롱거리가 됐다 [#논썰|EP.199]
[논썰] 4대 의혹 총정리, 대통령 거짓말 탄로나고 검찰은 조롱거리가 됐다
‘김건희-명태균 게이트’가 끝 간 데 없이 번지고 있습니다. 연일 제기되는 의혹 하나하나가 모두 ‘대형 게이트’감입니다. 이번주 ‘논썰’에서는 핵심 의혹 4가지를 총정리하며 갈래를 타 봤습니다.
그중 핵심이자 게이트의 출발점인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은 이제 퍼즐이 거의 완성되고 있습니다. 추가로 공개된 증거들을 보면 ‘김건희 여사가 약속한 공천이 당내 반발로 틀어질 상황이 되자 명태균씨가 다시 김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을 움직여 공천을 받아냈다’는 정황이 완벽히 재구성됩니다. 명씨가 어떤 수법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녹취도 공개됐습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두차례 돈봉투를 건넸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여론조사를 비롯한 명씨의 조력 활동을 인지한 상태에서 김 여사가 대가성 금품을 건넨 게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한겨레는 창원산단 부지 선정 과정에 명씨가 처음부터 끝까지 개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명씨가 대통령 일정을 사전에 알고 주식 투자에 활용한 정황도 공개됐습니다. 윤 대통령이 대선 때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지 않은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했다는 의혹도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명씨는 15일 새벽 구속됐습니다. 그러나 앞서 검찰이 명씨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 명씨가 김 여사 돈봉투를 일부러 보이게 놓아뒀는데도 검찰이 압수해 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검찰은 조롱거리가 됐습니다. 검찰이 핵심 당사자인 윤 대통령 부부를 조사할 수 있을까요? 없다면, 답은 특검뿐입니다. 14일 국회에서 세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국민의
[논썰] 윤석열 외교의 '빅 실책' 김정은은 왜 푸틴에게 군대를 보냈을까
지난달 18일 북한군 대부대가 러시아에 파병됐다는 국가정보원의 발표 이후 많은 시민들이 유럽에서 시작된 ‘전쟁의 불씨’가 한반도에 튀지는 않을지 크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2022년 2월 말에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이라는 매개체를 타고 한반도에 ‘전이’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 왜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한 것일까요.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위 불씨가 저절로 우리에게 옮겨붙은 게 아니란 사실입니다.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실책’입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북·중·러를 적대시하는 ‘가치 외교’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그 상징적 조처는 지난해 봄~여름께 155㎜ 포탄 60여만 발을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러시아는 한국에게 “30여년 동안 유지해온 한반도에 대한 접근법을 바꾸겠다”고 경고합니다. 이후 북-러는 빠르게 외교적 접근을 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사실만으로 북한군의 대규모 파병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 △지난 3년에 걸친 전쟁의 전개 과정 △70여년 동안 이어진 북-러 관계 △30여년 동안 발전해온 한-러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병사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지난 6월19일 두 나라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이 조약 4조는 “쌍방 중 어느 일방이 전쟁”을 하게 되면 다른 한쪽은 “자신이 가진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논썰] 윤석열판 ‘태블릿PC’ 나왔다, 검찰로 틀어막을 수 있겠나
드디어 트리거가 당겨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한 육성을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명태균씨와 강혜경씨(여론조사 및 회계 담당자)의 통화만 공개돼 의혹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 부인하기 힘든 직접 물증에 이른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태블릿 피시(PC)’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닮았다고 생각되지 않으십니까? 특히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서 여론조사 결과 조작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점차 사실에 가까워지면서 윤석열-박근혜 도플갱어론이 더욱 강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세월호와 이태원이라는 대형 참사를 겪는 과정에서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알고 보니 비선 실세가 사실상 통치하는 ‘국정농단’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민을 속였던 수많은 거짓말까지. 어떻습니까? 놀랄 만큼 흡사하지 않나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이 순한 맛이었다면, 윤석열 정부의 신국정농단은 매운맛입니다. 매울 신(辛) 자를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훨씬 더 자극적입니다. 수사를 통해 실상이 모두 드러난 박근혜 정부에 비해 윤석열 정부의 ‘농단’은 형식적으론 아직 의혹 수준이라고 하나, 등장인물들의 화려함과 대담함, 뻔뻔함이 박근혜 정부를 뛰어넘습니다.
게다가 검찰은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를 하는 게 아니라 윤 대통령 부부를 보위하는 수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얼른 검찰에서 사건을 가져와 특검이 수사하도록 해야 합니다. 특검을 도입하려면 여당인 국민의힘이 결단해야 합니다. 국익을 위한 올바른 판단을
“우리는 개다. 물라면 물고, 물지 말라면 안 문다.”
30년 전인 1995년 12월 한겨레에 실린 기자 칼럼의 첫 문장입니다. 전두환의 12·12 쿠데타 및 5·18 민주화운동 유혈진압에 대해 검찰이 “성공한 쿠데타는 기소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가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재수사 지시가 떨어지자 화들짝 놀라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한 직후였습니다. 권력의 뜻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검찰의 행태를 한탄하던 한 검사가 내뱉은 말이라고 합니다. 지금 검찰은 다시 3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합니다. 아니, 그보다 더 이전 암울한 군사독재 시대에 군인 권력자들 아래 설설 기던 검찰로 퇴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검찰총장 출신이 대통령이 된 ‘검찰의 시대’에 검찰이 보여준 것이라고는 권력자 부인의 범죄 혐의를 덮고 싸매는 정성스러운 비굴함뿐입니다. 국민은 받드는 대상이 아니라 우롱하는 대상으로 전락했습니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발표에서 검찰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지도 않아놓고, 했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당당하지 못한 수사 결과임을 자인한 행동입니다. 국정감사에서 거짓말이 들통났는데도, 심우정 검찰총장까지 ‘소통 오류’라는 뻔뻔한 주장을 거듭했습니다.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원칙대로 수사하지도 않고 국민을 속이기까지 하는 이런 검찰에 수사·기소라는 무시무시한 권한을 온전히 맡겨도 되겠습니까.
‘윤석열 검찰공화국’에서 검찰은 언제든 수십년 전으로 퇴보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했습니다.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는 조직임을 이제 국민들 대다수가 확인하게 됐습니다. 검찰이 정권을 거머쥐었지만 그로 인해 검찰의 본색이 분명히
윤석열 대통령이 ‘명 박사’라고 불렀다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폭로성 인터뷰가 쏟아졌습니다. 워낙 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하는데다, 했던 말을 주워 담기도 해서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의 핵심 당사자이자, 제보자 강혜경씨의 증언과 강씨가 폭로한 통화 녹음을 바탕으로 명씨의 발언을 교차 검증하면 진실의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번주 논썰은 쓸모없는 잡음을 걷어내고 사건의 실체로 직진합니다.
명씨의 자해성 협박은 일부 과장이 있을 순 있지만, 전혀 터무니없어 보이진 않습니다. 명씨가 윤 대통령에게 3억6천만원어치의 용역(여론조사)을 제공했고, 윤 대통령은 대금을 결제하는 대신 공천을 줬다는 게 강씨 주장입니다. 만약 사실이라면 현대판 매관매직이 따로 없습니다. 용산 대통령실이 왜 그렇게 당권을 장악하려고 안간힘을 썼는지, 의문이 풀리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김영선 전 의원과 명씨는 지난 대선 당시 전국적으로 선거운동을 뛰면서 1만명 정도의 조직을 만들어냈는데, 그 과정에서 대선 직후 보궐선거와 함께 치러질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고, 그 돈이 여론조사에 쓰였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전대미문의 충격적인 범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윤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으로 확산되는 겁니다.
대통령실은 명씨와 별 관계가 아니었던 것처럼 둘러대느라 바쁩니다. 명씨와 함께 똬리처럼 엉켜 있는 각종 불법·탈법 의혹으로부터 빠져나가려는 의도일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상설특검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명태균 게이
선공후사라는 공직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으면 공적 책임을 훌훌 벗고 개인으로서 부인을 지키는 게 맞습니다. 윤 대통령은 변호사 자격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변호사로서 오로지 부인 김건희씨의 변호에 전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의 것인 권력을 도용해 부인을 지키려 할 게 아니라 자신의 정당한 능력과 노력으로 부인을 지키는 것, 그게 대인의 처신 아니겠습니까.
"명태균, 천공보다 세”, 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 본질은 국정농단
국가기관에 이어 집권 여당마저 대통령 부부와 측근 세력의 영향력에 휘둘리는 사유물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큽니다. 더 늦기 전에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바로잡아야 합니다.
‘불법의 온상’ 대통령실, ‘비리 몸통’ 김 여사는 대통령 행세 [논썰]
권력의 핵심부가 법치의 아노미 상태에 빠졌습니다. 12일 감사원이 발표한 한남동 관저 공사 감사 결과를 보면, 행정안전부와 대통령비서실, 경호처가 모두 불법에 연루됐고, 봐주기 감사를 한 감사원은 더 떨어질 것도 없는 명예가 더욱 추락했습니다. ‘신국정농단’ 시대의 살풍경입니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항소심도 같은 날 열려, ‘방조’ 혐의가 추가된 ‘전주’ 손아무개씨가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김 여사도 손씨처럼 ‘돈줄’ 역할을 한 건 맞지만, 김 여사의 혐의는 손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중합니다. 손씨 같은 방조범 정도가 아니라 공동정범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김 여사는 직접 주식 매매를 지시하는 등 주가조작에 참여했다는 증거가 검찰 수사로 입증된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검찰은 주요 수사를 마친 지 3년이 다 되어가도록 기소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벌써 여러번 국민을 상대로 ‘두더지 게임’을 벌였죠. 여론이 나쁘면 숨었다가 잠잠해지면 다시 나오는 식입니다. 지난 설 명절 인사 영상에서는 빠졌지만, 이번 추석에는 출연한다고 합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이어 검찰에서도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고 하니 거리낌이 없어졌습니다. 현장 순방에 나서는 등 대통령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불법과 탈법을 비호하느라 검찰과 감사원 등 권력감시기구의 권위와 기능이 본질적으로 무너졌습니다.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과 임성근 구명 로비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경찰, 국방부와 해병대 등 국가의 또 다른 한 축의 기강이 무너져 내린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