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6/2024
이 맘 때 산책을 하다 보면 달콤하고 간질간질하고 약간 얄밉기까지한 단내가 난다. 어린 복숭아 같은 향이다. 그 향을 따라가다보면 이빨같이 가지런한 잎사귀가 길다랗고 촘촘하게 달린 나무에 옥춘같이 촌스러운 핑크색에 털이 부숭부숭한 꽃이 달려있다. 그게 oooo 꽃이다. 핑크색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달달한 복숭아 향도 썩 좋아하진 않지만, 어쩐지 oooo는 좋다. 쌍용동에 살 때 혼자 컴컴히 걷던 밤날에 oooo 향을 맡고 처음으로 나무의 이름을 더듬거렸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나의 첫 가로수랄까.
지금은 노란 모감주나무도 꽃이 핀다. 이 이름을 안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걸을 수록 볼수록 새로운 이름을 알게 된다. 새로운 이름을 알게 되는 건 생각보다 더 좋은 일이다. 이 계절엔 아낌없이 산책을 해야한다. 낮에 열기를 식히는 은은하게 차가운 밤공기. 노랗고 빨갛고 분홍색의 촌스러운 꽃들이 마구 피어나는 계절. 산책에서 만난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된다.
그런 걸 나누고 싶으니까 특별히 짧은 3주간 를 해보기로.(매주 산 책 쓰기 아님)
산책에서 보고, 느끼고, 만지고, 밟고, 관찰하고, 듣고, 쓰고, 먹고, 마시고, 생각하고..! 뭐든 산책을 하고 피어나는 것들에 대해 써보는 모임.
인원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받아야지. 함께 걷고 같이 써요. 뿅
#메주쑤기클럽 #메주산책쓰기클럽 #사과나무클라브 #천안글쓰기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