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12/2024
영화 '위플래쉬'가 나왔을 때 한국 학부모들의 영화 해석이 화제가 되었다. "노력으로 한계를 극복하는" 게 영화의 교훈이라고 생각한 부모들은 영화 속 교사를 그걸 가능하게 한 스승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젊은 관객들은 그 교사를 학생을 학대하는 교사로 인식했다.
미국에서는 교사가 학생을 학대(abuse)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역시 견해가 갈라진다. 부모가 이 영화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들의 아이 양육 방침, 방법이 다를 거다. 물론 아시아계 이민자 가정에서는 그 교사를 긍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가 일론 머스크와 함께 '정부 효율부'를 이끌게 한 인도계 사업가 출신 비벡 라마스와미가 크리스마스 다음 날 소셜미디어에 폭탄 발언을 했다. "미국의 최고 테크 기업들이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 대신 해외에서 태어나 이민 온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건 미국인들의 아이큐가 떨어져서가 아니라, 미국 문화의 문제"라고 아주 작정하고 이민자다운 발언을 한 거다.
그러면서 '프렌즈'보다는 '위플래쉬'를 더 많이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라마스와미가 공격한 "평범한"(=경쟁력 떨어지는)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지지해서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게 중요하다.
트럼프는 올해 선거에서 세계 최대의 갑부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많은 부자의 지지를 받았고, 이는 그의 집권 후 '부자 감세 정책'으로 보답할 거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머스크가 단순히 세금을 절약하기 위해서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가 바이든 행정부와 사이가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하는 주장도 사실이지만, 그는 트럼프의 힘을 빌려 미국을 바꾸겠다는 일련의 어젠다를 갖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를 지지한 실리콘밸리 부자들의 어젠다는 백인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어젠다와는 전혀 다르다. 문제는 트럼프가 이렇게 완전히 다른 그룹에게 공약을 남발했다는 것이고, 그런 공약들은 결국 충돌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일이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벌어지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MAGA 내전'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들은 트럼프주의가 커지면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한다. 어느 쪽 해석이 맞든, 패자는 정해져있다.
https://otterletter.com/maga-ri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