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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많은 기업이 비주얼 로고에 만족하지 않고 소닉 로고(sonic logo)를 제작한다. 일정 세대 이상이라면 "인텔 인사이드"라는 말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특정 멜로디가 떠오를 것이고, 윈도우 부팅 사운드는 세...
09/12/2025

점점 더 많은 기업이 비주얼 로고에 만족하지 않고 소닉 로고(sonic logo)를 제작한다.

일정 세대 이상이라면 "인텔 인사이드"라는 말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특정 멜로디가 떠오를 것이고, 윈도우 부팅 사운드는 세대가 변하며 진화해서 이제는 우리 삶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과거에는 테크 기업들 사이에 인기였지만, 요즘은 현대나 기아차처럼 자동차 회사도 소닉 로고를 만든다.

근래 들어 가장 성공적인 소닉 로고는 틱톡 영상 끝에 들어가는 아웃트로 사운드다. (뭔지 모르는 사람도 들어보면 아 이거! 할 만큼 유명한 사운드다.) 재미있는 건 이 사운드를 잘 들어보면 개 짖는 소리가 있다는 사실.

틱톡이 아웃트로 사운드로 소닉 로고를 만들기로 한 이유는 틱톡에서 만들어진 짧은 영상들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경쟁 플랫폼에서 소비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틱톡의 소닉 로고 얘기가 아니다. 틱톡의 알고리듬이 미국의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가 이번 이야기의 주제다.

미국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스며들고 있던 건 단순히 틱톡의 영상만이 아니었다. 콘텐츠와 발언의 자유를 바라보는 중국식 사고가 틱톡의 알고리듬을 타고 퍼지고 있다.


콘텐츠와 발언의 자유를 바라보는 중국식 사고가 틱톡의 알고리듬을 타고 퍼지고 있다.

"그 관광객 네 명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로 산 것으로 보이는 아크테릭스(Arc'teryx) 의류로 감싸고 있었습니다. 이건 위험 신호입니다. 아크테릭스는 말하자면 아웃도어계의 프라다 같은 브랜드이고, 보통 장비가...
05/12/2025

"그 관광객 네 명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로 산 것으로 보이는 아크테릭스(Arc'teryx) 의류로 감싸고 있었습니다. 이건 위험 신호입니다. 아크테릭스는 말하자면 아웃도어계의 프라다 같은 브랜드이고, 보통 장비가 새것일수록 경험이 적다는 뜻이니까요.

제 짐작은 딱 맞았습니다. 그 손님들은 뉴욕에서 온 사람들이었고, 캠핑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텐트에서 자 본 적도 없다고 했죠. 물론 저는 항상 텐트에서 살다시피 했죠. 엘리자베스는 “그래서 네가 같이 가 주길 바라는 거야. 그 손님들은 수염 난 ‘진짜 알래스카 남자’가 지켜준다는 안도감을 원하거든” 하며 웃었습니다. (...)

저는 되도록 눈이 덮이지 않은 얼음 위만 밟으려고 했고, 불가피하게 눈을 밟아야 할 때는 스키 폴로 먼저 찔러보며 밑에 얼음이 있는지, 아니면 크레바스 위에 쌓인 눈인지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을 인도하면서 꽤 자신감이 생겼어요. 저는 '내가 정말로 훌륭한 가이드구나!' 하고 생각했죠.

그런데 다음 순간, 저는 폴로 먼저 찔러보지도 않은 채 그만 한 발을 내디뎠습니다. 제 발밑의 눈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저는 크레바스 속으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이드의 실수'
https://otterletter.com/arcteryx/

몇 주 전에 겪은 일이다. 나는 식기 세척기용 세제를 주문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아마존에 들어갔다. 평소 사용하는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으려는 순간, 아마존 계정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귀찮지만 매번 ...
02/12/2025

몇 주 전에 겪은 일이다. 나는 식기 세척기용 세제를 주문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아마존에 들어갔다. 평소 사용하는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으려는 순간, 아마존 계정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귀찮지만 매번 해야 하는 절차다.

내 웹 브라우저에는 내 계정과 아내의 계정, 이렇게 두 개의 아마존 계정이 등록되어 있다.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은 아내의 계정에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물건을 살 때는 아내의 계정을 사용한다. 그런데 내 계정으로 들어가 가격을 확인했을 때는 20달러가 채 되지 않았던 가격이 아내의 계정으로 들어가니 21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바뀌어 있었다.

온라인에서 어떤 계정, 혹은 어떤 루트로 들어왔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건 처음 보는 일이 아니었지만, 내 관심을 끈 건 가격의 변화가 상식과 반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가격이 두 개라면 월마다 회비를 내는 회원에게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해야 할 텐데, 프라임 멤버 계정으로 들어가니 오히려 가격이 오른 거다.

나는 옆에 있던 아내에게 아마존이 이상한 장난을 치는 것 같다고 이걸 좀 보라고 했다. 아내의 계정에서는 21.94달러 가격을 보여주고, 내 계정으로 바꾸니 가격은 19.99달러로 내려간다. "반대가 되는 게 정상 아닌가?" 아내도 이상하다며, 다시 자기 계정으로 바꿔보라고 했다.

그래서 다시 아내 계정으로 돌아갔더니, 이번에는 아내의 계정에서도 19.99달러로 바뀌어 있었다.

아마존은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가격을 바꿨을까? 웹사이트에 접속한 시간에 따라 바꾼 걸까? 내가 두 계정의 가격을 모두 확인하는 행동을 확인하고 바로 (아내의 프라임 계정에서) 가격을 낮춘 걸까?


https://otterletter.com/whats-the-price/

지난 주말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서실장 안드리 예르막이 사퇴했다. 지금 우크라이나 국민은 현재까지 밝혀진 부패 고리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결정이다.예르막이 직접적인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01/12/2025

지난 주말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서실장 안드리 예르막이 사퇴했다. 지금 우크라이나 국민은 현재까지 밝혀진 부패 고리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결정이다.

예르막이 직접적인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반부패 수사당국이 예르막의 자택을 수사하자 부담을 느낀 젤렌스키가 그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전해졌다. 아직 피의자가 아니지만, 수사의 중심에 예르막이 있고, 국민의 70%가 그의 사임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젤렌스키가 그를 계속 데리고 있으면 "대통령이 비호한다"는 의심을 줄 수 있고, 이는 젤렌스키 본인도 부패 스캔들에 연루되어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르막은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젤렌스키의 최측근으로 외교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루비오 장관과 만나 러시아의 요구 조건으로 가득한 트럼프의 평화안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평화안을 도출한 것도 예르막이다.

현재 두 가지 평화안이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 하나는 트럼프의 특사 위트코프가 러시아의 요구를 거의 그대로 가져다 만든 '위트코프 평화안'이고, 다른 하나는 예르막과 루비오가 만나 도출한 '루비오 평화안'이다. 문제는 우크라이나는 전자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러시아는 후자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이 간극을 좁힐 수 없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나지 않는다.

궁지에 몰린 건 우크라이나이지만, 젤렌스키가 푸틴의 요구를 모두 들어준다고 해도 푸틴은 원하는 것을 보장받지 못한다. 우크라이나가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정권이 부패해도 수사 자체가 없는 나라와 부패한 정권은 전쟁 중에라도 수사하는 나라의 차이다.

의문의 평화안 ②
https://otterletter.com/mystery-peace-plan-2/

1.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28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안을 제시했을 때, 페이스북에는 “우크라이나는 결국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하지만 이 문제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았...
27/11/2025

1.
트럼프가 젤렌스키에게 28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안을 제시했을 때, 페이스북에는 “우크라이나는 결국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 문제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았다. 젤렌스키가 “지금은 우리 역사상 가장 어려운 순간에 있다”고 말한 것이, 곧 트럼프의 28개조를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읽을 수는 없다는 거였다.

2.
그런데 그 28개조는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일반적인 평가에 따르면, 문안의 상당 부분은 사실상 푸틴이 보낸 내용에 가깝다. 평화안 곳곳에서 보이는 어색한 영어 표현들은 러시아어 문장을 직역한 듯한 흔적이었고, 이를 전달한 사람은 미국 측 협상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였다.

흥미로운 건 미국 외교의 총책임자인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그걸 몰랐다는 사실이다. 루비오는 트럼프가 푸틴의 조건을 젤렌스키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급하게 스위스로 날아가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만났다.

3.
그럼 위트코프와 쿠슈너는 무슨 생각으로 푸틴의 요구 조건을 가감 없이 전달했을까? 그게 그들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끝낼 때 사용한 방법이었고, 그걸 똑같이 유럽에서 사용하기로 한 거다.

하지만 푸틴은 네타냐후가 아니고, 우크라이나는 하마스가 아니다. 전쟁 상황도 전혀 다르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경험이 많은 루비오였다. 이렇게 아마추어들이 날뛰는 상황에서 루비오가 스위스로 날아간 건 말하자면 '전문가의 개입'이었다.

루비오는 트럼프의 눈 밖에 나지 않으면서 문제를 마무리하느라 애쓰고 있다. 이번 평화 협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작동하는 (혹은 버티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의문의 평화안'
https://otterletter.com/mystery-peace-plan/

"과거는 낯선 나라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다르게 산다." 참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선조들이 우리와 같은 땅에서 살았다고 그들이 같은 나라에서 살았다고 생각하는 건 큰 착각이다. 엄연히 다른 제도에서 다른 사고를 ...
22/11/2025

"과거는 낯선 나라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다르게 산다."

참 멋진 말이라고 생각한다. 선조들이 우리와 같은 땅에서 살았다고 그들이 같은 나라에서 살았다고 생각하는 건 큰 착각이다. 엄연히 다른 제도에서 다른 사고를 하고 살았다.

역사를 읽는 많은 방법이 있지만, (권력자의) 연대기처럼 읽는 것만큼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도 없다고 본다. 고대와 중세, 산업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는 식으로 보면 길은 하나밖에 없었던 것처럼 보이고, 우리가 앞으로 갈 수 있는 길도 하나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과거를 동시대에 존재하는 다른 나라처럼 바라보면 우리는 교훈을 극대화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 사는 방식은 불가피한 게 아님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로먼 크르즈나릭의 '내일을 위한 역사'는 제목처럼 현대를 사는 우리가 접한 것과 비슷한 문제를 이미 겪었던 역사 속 사례를 찾아서 그들은 그걸 어떻게 해결했는지 알아보는 책이다. 책의 의도가 너무 분명해서 다소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화석연료 중독을 끊는 방법'이라는 1장부터 끌렸다. 인류 역사에서 화석연료의 중독을 성공적으로 끊은 사례는 없다. 이건 현대 인류가 맞닥뜨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 인류가 화석연료처럼 중독되어 있던 나쁜, 그러나 경제에는 유용했던 습관은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노예 제도를 이야기한다.

화석연료를 노예와 연결하는 건 뜬금없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고대 노예제도와 달리, 인류가 현대 국가에 들어선 후에도 유지되던 노예제는 초기 자본주의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생산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그게 나쁘다는 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다는 것, 그래서 그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장기적' 목표에 대부분 동의했다는 것, 그리고 둘 다 그 사회의 주요 생산수단에 관련된 문제였기 때문에 부와 직결된 문제였고, 깊은 이해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갖은 로비와 지연작전을 통해 목표의 해결을 미루는 문제라는 점까지 똑같다.

그렇다면 노예제는 어떻게 끝날 수 있었을까?
바로 노예들의 폭동, 즉 폭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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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체 공개로 누구나 읽을 수 있습니다.
더퀘스트 출판사에서 독자 열 명에게 책을 선물하니 본문을 꼭 확인해 주세요. 이번에는 추첨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

'내일을 위한 역사'

과거는 낯선 나라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다르게 산다.

1.나는 이 사진을 어린 시절 한 도서관에서 라이프 매거진에서 처음 봤던 기억이 있다. 이미 라이프의 전성기는 끝난 때였고, 그 도서관에는 과거 라이프 매거진에서 발행한 사진들을 모아놓은 전집 비슷한 게 있었다. 인...
21/11/2025

1.
나는 이 사진을 어린 시절 한 도서관에서 라이프 매거진에서 처음 봤던 기억이 있다. 이미 라이프의 전성기는 끝난 때였고, 그 도서관에는 과거 라이프 매거진에서 발행한 사진들을 모아놓은 전집 비슷한 게 있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내게는 라이프 매거진에 등장한 유명한 사진들이 거의 모두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왼쪽 여성이 소피아 로렌인 줄도 몰랐고, 오른쪽 사람이 마릴린 먼로일 거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그 시대 배우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다들 오른쪽 사람은 마릴린 먼로이겠거니 한다.

2.
하지만 그런 착각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오른쪽 사람은 제인 맨스필드(Jayne Mansfield)라는 배우였고, 자기보다 7년 위인 마릴린 먼로와 같은 스타가 되는 게 목표였다. 구글 이미지에서 제인 맨스필드와 마릴린 먼로를 함께 검색해 보면 제인 맨스필드가 마릴린 먼로를 얼마나 열심히 따라 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맨스필드 개인 차원의 노력이 아니었다. 당시 헐리우드는 배우가 특정 영화사에 소속되는 시스템이었고, 마릴린 먼로가 속한 폭스 스튜디오는 먼로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더 유리한 조건을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비슷한 이미지의 제인 맨스필드를 일종의 '마릴린 먼로 견제용' 배우로 키웠다. (폭스는 제인 맨스필드를 "더 큰 사이즈의 마릴린 먼로"로 홍보했다.)

3.
먼로와 맨스필드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비극적으로 요절했다는 점까지 닮았지만, 맨스필드는 먼로와 달리 자식이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은 훗날 유명한 배우가 된다. 바로 마리슈카 하기테이(Mariska Hargitay)다.

나는 하기테이가 주연한 드라마 'Law & Order: SVU'를 꽤 오래 봤지만, 그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몰랐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가 한 때 유명했던 배우였고, 그 어머니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고도 특별히 내키지 않았다. 유명 배우가 부모님 얘기하는 거, 넘쳐나는데 뭘 굳이.. 하는 마음이었다.

4.
그런데 그걸 본 사람들이 다들 극찬을 했다. 꼭 봐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보게 되었다.

뛰어난 이야기는 단순히 주인공이 겪은 일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건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일 뿐이다. 뛰어난 이야기는 등장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넘어 보편적인 주제로 승화한다. 그리고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꾼다. 이 다큐멘터리가 그렇다.

하지만 남자인 내가 쓸 수 있는 글보다 훨씬 깊이있고, 감동적인 리뷰를 읽게 되었고, 그걸로 소개하기로 했다.

특별한 가족사 ①, ②
https://otterletter.com/family-matters/

미국은 보수적인 나라다. 진보적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있고, 그들이 눈에 띄는 바람에 가끔 착시현상이 생기곤 하는데, 다른 나라들 다들 한 번씩은 나오는 여자 대통령 하나 나오지 않았다. 미셸 오바마는 미국은...
19/11/2025

미국은 보수적인 나라다. 진보적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있고, 그들이 눈에 띄는 바람에 가끔 착시현상이 생기곤 하는데, 다른 나라들 다들 한 번씩은 나오는 여자 대통령 하나 나오지 않았다.

미셸 오바마는 미국은 여자 대통령이 나올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서, 자기에게 출마를 권하는 사람들을 향해 "당신들은 거짓말쟁이"라고 했다. 결국 다음 대통령은 백인 남성이라는 걸 누구보다 미셸 오바마는 잘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의 유권자들이 보수적인 '정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정치학자들이 조사한 결과, 미국에서 특정 정책이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 구분할 수 있는 유권자는 약 10%에 불과하다고 했다.

믿어지지 않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다. 데이터 저널리스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뉴스를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읽는 사람은 전체의 30%에 불과하다. 그런 사람들이 어떤 정책이 진보이고 보수인지 구분할 수 있을까?

트럼프가 지지자들이 의존하는 오바마 케어를 없앤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 없이 당선되는 건 바로 미국의 유권자들이 무지하다는 걸 트럼프가 잘 알기 때문이다. 무지한 사람들은 세상에 자기 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안다.

지식인의 실수는 남들도 자기처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뉴욕타임즈와 민주당 전략가들의 실수는 사람들이 정말로 정책을 보고 후보를 뽑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전략가의 오류' 마지막 편
https://otterletter.com/strategists-fallacy-3/

아래 그림이 뉴욕타임즈가 "중도가 승리의 길"이라고 주장한 근거가 되는 그래프다. 중도 후보가 선거에서 유리하기 위해서는 부동층(swing voters)이 존재해야 한다. 부동층은 말 그대로, 경우에 따라서 민주당 ...
18/11/2025

아래 그림이 뉴욕타임즈가 "중도가 승리의 길"이라고 주장한 근거가 되는 그래프다.

중도 후보가 선거에서 유리하기 위해서는 부동층(swing voters)이 존재해야 한다. 부동층은 말 그대로, 경우에 따라서 민주당 후보를 찍기도 하고, 공화당 후보를 찍기도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솔직히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오랜 기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도 후보가 가질 수 있는 프리미엄은 분명히 있었지만, 2000년 이후로 80% 감소했다고 한다. 현재 미국에서 '중도 노선'이 갖는 프리미엄은 1%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특정 후보가 진보적이면 선거에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게 아니다. 후보가 진보이든, 중도이든 그게 결과에 미치는 요인은 극히 작다는 거다. 당선을 결정하는 핵심은 그게 아닌데 급진, 중도 같은 노선에 집중하면 완전히 잘못된 전략이 나오게 된다.

2018년에 나온 논문에 따르면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적 유권자에게 트럼프가 진보적인 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하면 그 정책을 지지하게 될 가능성이 20% 상승한다고 한다. 앱스틴 파일 공개 문제로 트럼프가 아무리 말을 바꿔도 지지자들의 생각이 변하지 않는 것도 그렇다.

결국 유권자들은 정당과 인물을 지지하는 것이지, 정책에 따라 표를 던지는 게 아니다. 인정하고 싶든 아니든, 이게 정치 양극화의 현실이다.

전략가의 오류 ②
https://otterletter.com/strategists-fallacy-2/

조란 맘다니의 뉴욕 시장 당선 직후 뉴욕타임즈를 보면 마치 국가 비상사태가 벌어진 것 같았다. 맘다니를 뽑은 사람들은 "틀렸다"면서 "중도로 이동해야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설을 게재하는가 하면, "맘다니는 민...
16/11/2025

조란 맘다니의 뉴욕 시장 당선 직후 뉴욕타임즈를 보면 마치 국가 비상사태가 벌어진 것 같았다. 맘다니를 뽑은 사람들은 "틀렸다"면서 "중도로 이동해야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설을 게재하는가 하면,

"맘다니는 민주당의 미래가 아니다. 이 사람이 미래다"라며 펜실베이니아주의 조쉬 샤피로 주지사의 사진을 내걸었다. 유대계 백인 남성인 샤피로 주지사는 뉴욕타임즈가 선호하는 전형적인 중도 성향의 정치인으로,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히는 인물이다.

조란 맘다니는 우간다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온 이민자이기 때문에 애초에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맘다니를 유력 대선후보와 비교하며 "민주당의 미래가 아니"라고 하는 건 (주장의 의도는 이해해도) 좀 우스운 일이다. 뉴욕타임즈는 왜 이렇게 흥분하는 걸까?

뉴욕타임즈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그리고 2028년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맘다니를 지지한 유권자들도 동의하는 목표다. 하지만 이 신문은 민주당이 대통령직과 의회를 되찾으려면, 캘리포니아나 뉴욕, 매사추세츠 같은 텃밭을 넘어 펜실베이니아와 같은 경합주(purple states)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샤피로와 같은 중도 성향의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거다.

한국의 진보적인 사람들 중에도 이런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고, 나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과연 사실일까? '전국 선거에서는 중도 정치인이 유리하다'는 통계는 정말로 믿을 만한 걸까?

우선 뉴욕타임즈의 주장을 들어보자.

전략가의 오류 ①
https://otterletter.com/strategists-fallacy/

홍성수 교수님의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을 읽으며 얼마 전에 알게 된 사건이 떠올랐다. 1996년 7월, 미국인들의 관심은 온통 애틀랜타 올림픽에 쏠려있었다. 개막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서...
15/11/2025

홍성수 교수님의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을 읽으며 얼마 전에 알게 된 사건이 떠올랐다.

1996년 7월, 미국인들의 관심은 온통 애틀랜타 올림픽에 쏠려있었다. 개막식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서쪽으로 6시간 떨어진 또 다른 남부 주 미시시피의 와이노나라는 작은 마을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인구가 5,000명 밖에 되지 않는 와이노나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가구점에 누군가 들어와서 그곳에서 일하던 주인과 종업원 4명을 모두 살해하고 달아난 것이다.

경찰은 한 젊은 흑인 남성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그가 사건이 일어난 가구점에서 며칠 일한 적이 있었고, 근무 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는 데 주목했고, 그가 해고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그 흑인 남성은 강하게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에서 배심원은 그가 유죄라고 평결했고, 사형 판결을 받았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수사는 엉망이었다. 범행을 증명하는 증거물은 발견되지 않았고, 용의자가 달아나는 모습을 봤다는 증언만이 유일한 증거였다. 게다가 그 증언들은 하나같이 위조되었거나, 강압에 의해 나온 것이었다. 자기가 하지도 않은 증언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항의했던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검찰은 어떻게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었을까?

재판 때 배심원 선정이었다. 흑인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도시에서 열린 재판임에도 배심원 12명 전원이 백인이었다. 와이노나는 미국을 뒤흔들고 민권운동을 촉발시킨 에밋 틸 살해 사건이 일어난 소도시 머니(Money)와 인접한 동네다. 흑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극심한 지역에서 백인이 살해된 사건에서 백인 검사가 전원 백인으로 구성된 배심원에게서 받아낸 흑인 용의자의 유죄 판결이었다.

그는 2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된다. 차별을 금지하는 법을 무시한 시스템이 어떤 끔찍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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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읽을 수 있게 전체 공개로 쓴 글입니다. 출판사에서 오터레터 독자들에게 책을 선물하시기로 했으니 가입, 혹은 구독 연장하시고, 행운을 잡아보세요!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

차별금지법은 공존의 조건을 만들어가는 법이다.

천현우 작가는 문제의 글에서 쿠팡이 흉내내는 아마존은 "최대한 사람을 줄이고 ai와 기계로 대체하려고 한다. 아마존발 대량실업 기사는 심심하면 나온다. 인간 노동 자체의 수요가 줄어드는 이 현실을 어찌하면 좋을까"라...
12/11/2025

천현우 작가는 문제의 글에서 쿠팡이 흉내내는 아마존은 "최대한 사람을 줄이고 ai와 기계로 대체하려고 한다. 아마존발 대량실업 기사는 심심하면 나온다. 인간 노동 자체의 수요가 줄어드는 이 현실을 어찌하면 좋을까"라고 한탄했다. 이거 코앞에 닥친 현실이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채용을 줄이는 순간, 다른 기업에서 일하는 미숙련,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과 혜택이 줄어들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내에서 110만 명을 고용하는 기업이 직원을 75% 감축한다면, 이건 사회적 문제가 된다.

실제로 아마존은 지난달 말, 1만4,000명(계산에 따라서는 3만 명)을 해고했다. 이 대량 해고를 두고 언론에서는 두 가지 해석이 나왔다. 팬데믹 이후로 아마존이 고용을 크게 늘렸기 때문에 다시 원상복귀하는 거란 해석이 하나고, AI로 대체할 수 있는 인력을 내보냈다는 해석이 다른 하나다.

그런데 이번에는 물류 노동자를 해고한 게 아니다. 중간 관리직,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리크루터 등 다양한 '화이트칼라' 직원들이 그 대상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AI에 의해 대체된 직원이라는 해석이 맞는 걸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아마존이 대량 해고를 한 속사정은 따로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분야는 마진율의 싸움이기 때문에 아마존 전체 수익률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한다. 실제로 아마존에게 돈을 벌어주는 건 클라우드 부문(AWS)이다. 아마존 전체 수익의 50~70%가 여기에서 온다.

그런데 근래 들어 AWS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지난 분기에는 성장률이 18%까지 떨어져서 투자자들이 불만을 갖는다. 문제의 핵심은 AI의 컴퓨팅 수요를 담당할 GPU의 부족이다. 아마존은 GPU가 없어서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불만이다.

즉, 경영진은 화이트 칼라 인건비를 줄여 GPU를 사기로 했다는 얘기다.

'아마존의 내부 문서' 마지막 편
https://otterletter.com/amazon-plan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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